DOOM Eternal은 단순한 FPS가 아닙니다. 이 게임은 전통적인 슈팅의 틀에서 벗어나, 플레이어가 스스로 끊임없이 전투 중심에 서게 만드는 시스템 설계를 통해 현대 액션 게임의 전투 디자인 기준을 완전히 새로 정의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DOOM Eternal이 어떻게 전투를 단순 사격을 넘어선 하이 리듬 액션 구조로 완성했는지를 글로리킬 시스템, 자원 루프 메커니즘, 복합 전투 사이클 중심으로 심층 분석합니다.
1. 싸워야 회복된다 – 자원 루프 메커니즘
전통적인 FPS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엄폐하거나 아이템을 찾으며 회복을 기다리는 흐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DOOM Eternal은 완전히 반대의 철학을 기반으로 합니다.
“멈추면 죽는다. 싸우며 회복하라.” 이것이 DOOM Eternal 전투 루프의 핵심입니다.
세 가지 주요 자원(체력, 탄약, 아머)는 모두 전투 안에서만 공급됩니다.
- 체력 → 글로리 킬(Glory Kill): 적을 약화시킨 후 근접 처치 시 체력 획득
- 탄약 → 전기톱 사용: 적을 일격사시키고 탄약을 드롭 (연료 소비)
- 아머 → 화염방사기 사용 후 적 처치 시 드롭
이러한 루프는 플레이어가 매 순간 다음 행동을 고민하게 만듭니다. 탄약이 떨어졌다면 작은 적에게 전기톱을 써야 하고, 체력이 부족하면 일부러 근접전을 걸어야 하며, 아머가 필요할 땐 화염을 뿌리고 몸을 던져야 합니다.
결국, DOOM Eternal의 전투는 ‘방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고, 모든 생존은 공격을 통한 회복으로만 가능하다는 극단적 전투 사이클을 완성합니다.
2. 전투의 리듬을 만드는 피니시 – 글로리 킬 시스템
글로리 킬(Glory Kill)은 단순한 연출 요소가 아닙니다. 이는 게임의 자원 공급 시스템과 전투 템포 유지의 핵심 기믹입니다.
적이 일정 체력 이하로 떨어지면 빛나며 경직되고, 이 상태에서 근접 처치 시 다양한 고어 애니메이션이 발동되며 즉시 체력 보급이 이뤄집니다.
글로리 킬의 전투적 기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 즉각적인 체력 회복
- 애니메이션 중 무적 처리로 피격 회피 가능
- 전투의 일시적 흐름 조절 가능
- 적마다 다른 연출로 시각적 보상 제공
즉, 플레이어는 총알만으로 멀리서 적을 제거하는 것보다 의도적으로 ‘살려두고 약화시켜서’ 근접 피니시를 넣는 것이 더 유리해지는 전투 구조 속에 놓이게 됩니다.
이로 인해 DOOM Eternal은 적을 죽이는 방식 자체를 전략화함으로써, 전투가 반복되어도 절대 지루하지 않도록 설계합니다.
3. 전투 자체가 퍼즐이다 – 실시간 전투 사이클의 구성
DOOM Eternal의 전투는 리듬 기반 전략 액션에 가깝습니다. 총을 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언제 어떤 무기로 어떤 적을 먼저 정리하고, 어떤 루트를 따라 이동하며 자원을 수급할지를 순간순간 결정하는 것입니다.
실제 전투 사이클 예시:
- 전투 개시 → 중형 적에게 로켓 공격
- 대형 적은 약점을 노려 기능 파괴 (예: 둠 헌터의 방어 파괴)
- 소형 적 남겨둔 후 → 전기톱으로 탄약 수급
- 중형 적 피니시 → 글로리 킬로 체력 회복
- 화염방사기 후 → 집중 포화로 아머 확보
이렇게 전투가 한 편의 곡처럼 빠르게 흘러가되 정교하게 구성되어야 하며, 전투 내내 플레이어는 자신만의 싸움 루틴을 세우고 즉흥적으로 조합합니다.
무기 스왑(빠른 전환), 이동 루트 분석, 점프 + 대시를 활용한 수직 구조 접근까지 포함하여 플레이어는 단순한 슈팅이 아닌 실시간 전투 퍼즐을 풀고 있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4. 무기와 스킬의 하모니 – 최적화된 전투 세팅 만들기
DOOM Eternal은 단순히 총기를 수집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모든 무기는 두 가지 서브 모드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을 조합하여 상황에 맞는 전략을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무기 예시:
- 슈퍼 샷건 + 미트 훅: 적에게 닿아 끌어당김 + 근거리 폭딜
- 헤비 캐논 + 마이크로 미사일 모드: 원거리 무리 제압
- 플라즈마 라이플 + 히트 블래스트: 방어막 적 처리 전용
여기에 덧붙여 수류탄(냉각/파괴), 슬로우샷, 화염방사기, 글로리 킬, 전기톱까지 더하면 전투 중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10개가 넘습니다.
플레이어는 이 중 어떤 요소를 어떤 타이밍에 배치할지, 무기 전환은 어떤 손가락 루틴으로 조작할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익히게 되며, 이 과정에서 “DOOM 전투를 체득한 느낌”을 얻게 됩니다.
결론: DOOM Eternal은 전투 시스템 그 자체가 게임이다
DOOM Eternal은 ‘전투를 설계했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게임입니다. 일반적인 슈팅게임이 전투를 콘텐츠로 포함시켰다면, 이 게임은 전투 루틴, 스킬 루프, 자원 흐름 그 자체를 게임의 모든 설계에 중심으로 배치했습니다.
그 결과 플레이어는 단순히 적을 무찌르는 것이 아니라, 공격으로 생존하고, 판단으로 승리를 만들며, 리듬으로 전장을 지배하는 액션 퍼포머가 됩니다.
지금 DOOM Eternal을 플레이하고 있다면, 당신은 단순한 FPS 게이머가 아니라 자신만의 전투 리듬을 완성해가는 ‘전장의 지휘자’일지도 모릅니다.